이길우 작가는 향불로 한지를 태워 여러 겹의 이미지를 중첩, 배접하는 방식을 쓴다. 또한, 그는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그만의 독특한 재료인 향불로 드러나는 구멍을 통해 두 중첩 이미지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10여 년 전 늦가을 은행나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른 잎들이 하늘에 까맣게 그을린 것처럼 보여, 향불로 한지를 태워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을 등장시킨 초기작업을 거쳐, 동서양의 정서를 한 화면에 넣은 동문서답 시리즈를 선보여왔으며. 최근은 신문 콜라주, 염색 등 다양한 화면구성을 시도, 새로운 창작 방법을 지속해서 탐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