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 Side Story: 김명식

6 - 26 April 2022

서양화가 김명식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주제, ‘East Side Story’는 1990년대 말 그가 매너리즘을 탈피하고자 떠난 첫 뉴욕여행에서의 문화 충격과 인상적인 풍광에 매료되 2004년 다시 찾은 뉴욕에 작업실을 마련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그는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다 작업실로 들어가는 전철 창 밖 너머로 보이는 작은 집들이 마치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얼굴처럼 보였다. 그는 지체없이 작업실로 달려가 머릿속에 스친 영상 속의 사람들을 캔버스에 그려 나갔다.

 

집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내어 하얀 집은 백인, 까만 집은 흑인, 노란 집은 동양인이라는 새로운 그만의 신화가 창조된 것이다. 여러 집들의 크기를 일정하고 색을 다르게 표현한 것은 인종차별이 없는 평등 추구의 의미를 내포한다. 2005년 봄, 작가가 뉴욕에서 귀국하면서 ‘East Side Story’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곳은 선화랑이었다. 2005년 첫 선을 보인 이래로 지금까지 6회째(2005,2011,2014,2017,2022) 전시를 함께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되는 작품은 초기, 중기, 말기를 합친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집 형태들은 보다 단순하고 세련되어 진 모습이며 반면 칼라는 더욱 다양하면서도 풍부해졌다. 많은 이야기들을 응축하여 한 그릇에 완성도 높게 담아냈다. 따라서 화면 전체에 작가가 의도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가 더욱 명료하게 녹아있다. 근작 유화 10호에서 200호 이르기까지 중대형 작품 35여점 외에 최근 전국을 돌며 스케치한 여행스케치 40여점을 포함 약 70여점을 선보인다. 세계는 공동체 의식이 더욱 절실할 때 임이 분명하다. 예상치 못했던 COVID19, 기후, 식량문제, 종교간 대립,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하나의 사건이 그 지역과 자국민의 문제만이 아닌 모두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화합과 평등, 하모니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깊이 되새겨 볼 시간이지 않을까,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를 더욱 찾을 수 있겠다.

 

작가 김명식은 서울과 도쿄, 상하이 마이애미, 뉴욕 등지에서 지금까지 70여회 이상의 개인전을 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1994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순회전에 이어 2010년은 일본 후쿠오카에 머물며 도쿄, 오사카, 삿뽀로 등 일본열도 6개도시, 7개화랑 순회전을 개최한 바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끝나면 6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중남미작가들과 대형 동.서그룹전 The Depth of Identity:Art as Memory and Archive 에 참가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