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행복하니 내가 행복해: 이영지

22 August - 8 September 2018

선화랑(원혜경 대표)에서는 2018년 8월 22일(수)부터 9월 8일(토)까지 한국화가 이영지(43)의 “네가 행복하니 내가 행복해” 展이 열린다. 선화랑과 이영지작가의 인연은 해마다 선화랑이 주목한 작가를 선보이는 기획시리즈 예감 展(2016년)에서 비롯된다. 그 이후 화랑 내 그룹전과 아트페어 등을 통해 긴밀히 유대관계를 지속해 가고 있는 가운데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 이영지 작가의 화면은 늘 사랑이라는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을 작가의 넘치는 위트와 톡톡 튀는 솔직한 표현과 화법으로 언제나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 친숙함은 화면에 담긴 긍정적이고 따듯한 사랑의 메시지와 함께 인간의 회귀본능을 자극하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인생은 저마다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과 공간 속에 놓여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삶은 살아온, 살아가고 있는, 살아갈 시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순간순간이 소중하며 각자에게는 다르게 느껴질 매 순간의 의미는 자아를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 이영지는 그러한 자아의 모습을 그의 화폭 속에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나무를 대변하여 자아를 찾는다. ‘나’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닌 흐르는 시간과 그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환경과 부딪히며 쌓인 하나의 완성체이다. 그것은 이영지 작가의 나무에서도 잘 보인다.

 

 유독 나뭇잎 하나하나를 살려내며 점들이 모여 선과 면을 이루듯 수많은 이파리가 모이고 모여 무성하고 든든한 나무 한 그루를 만든다. 연둣 빛 어린잎들이 하나둘 모여 짙은 초록빛 나무로 우뚝 서 있다. 이것은 작가의 작업성에서도 연관을 지을 수 있는데 그녀의 작품은 한 번의 붓질이 아닌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여러 번의 밑 색을 칠한 후 거기에 오래된 회벽 느낌처럼 시간의 흐름을 공간 위에 표현한 먹 선이 수없이 지나가며 세필로 작은 나뭇잎과 풀들을 일일이 그려나간 성실한 노동력으로 인해 하나의 완벽한 그림으로 완성된다.  

 

 작가 이영지는 자신뿐만 아니라 어떠한 존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 살아있는 소소한 존재의 생명성을 중요시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화폭은 지극히 보편적일 수 있는 인간의 마음을 달래주고 포용해주는 섬세함이 엿보인다. 그의 화면에서 등장하는 ‘새’들의 모습이 마치 그렇다. 자연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기만 하는 새이기보다는 우리의 모습을 의인화하여 감정을 이야기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앞서 언급했던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소재인 나무의 작업성에서 자세히 엿볼 수 있었듯 처음부터 우뚝 선 풍성한 나무로 서 있었던 것이 아닌 싹을 틔우고 이파리 하나하나가 피어오르며 무성해져 든든한 나무가 되듯 자신의, 어쩌면 우리의 인생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 나무를 찾아와 준 화면 속 ‘새’들은 인생을 살아가며 맺어진 인연, 사랑을 노래하며 나와 바깥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희로애락 인생이야기를 내뱉는다. 이영지 작가의 화면은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자연의 대상을 매개체로 의인화하여 삶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소소하면서도 소중한 감정들을 마치 시 한편처럼 읽어준다.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 내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새들이 지저귀듯 이야기하는 사랑과 배려는 찬란한 봄 햇살과 봄기운처럼 따뜻하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의 열기가 식어가는 이때 지쳤던 우리의 마음에 이영지의 작품들은 촉촉한 단비처럼 다가와 줄 것이다. 이영지의 작품들과 동행하며 그의 작품명에서도 보고 느낄 수 있듯 인생 속의 솔직하고도 소소한 삶의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은 불들과 함께, 정겹게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