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원혜경 대표)에서는 2021년 5월 19일(수)부터 6월 8일(화)까지 한국화가 이영지(46)개인전이 열린다.
이영지 작가의 화면은 인간의 감정을 작가의 넘치는 위트와 톡톡 튀는 솔직한 화법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 친숙함은 화면에 담긴 긍정적이고 따듯한 메시지와 함께 자연 친화적인 공간의 편안함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작가 이영지는 자신의 모습을 그의 화폭 속에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나무에 대변하여 표현하고 있다. 자신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닌 흐르는 시간과 삶의 과정 속에서 여러 환경과 부딪히고 이겨내어 쌓여진 하나의 완성체임을 말한다. 무수한 점이 모여 선과 면을 이루듯 수많은 이파리가 모이고 모여 무성하고 든든한 나무 한 그루를 만든다. 연두 빛 어린잎들이 하나 둘 모여 짙은 초록빛 나무로 우뚝 서 있다. 나무는 단순히 자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과정과 결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작가의 작업성 또한 이러한 과정이 여실히 돋보인다.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여러 번의 밑 색을 칠한 후 마른 붓질의 먹 선이 공간 위를 넘나든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흐름이 담긴 회벽의 느낌처럼 자리한다. 거기에 작은 나뭇잎과 풀들을 세필로 일일이 그려나간 성실한 노동력으로 인해 이영지만의 완벽한 그림으로 완성된다.
작가는 삶 속에 소소한 감정과 이야기를 중시한다. 그의 화면에서 등장하는 ‘새’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을 의인화하여 감정을 이야기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나무를 찾아와 준 화면 속 ‘새’들은 인생을 살아가며 맺어진 인연이 되고 나와 바깥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느끼게 되는 희로애락을 담은 인생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자연의 대상을 의인화하여 우리의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감정들을 마치 시처럼 화폭에 그려내었다.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마주하고 있는 내내 감상자들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이입하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새들을 통해 종알종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배려를 담아내어 봄기운처럼 따뜻하다. 이영지의 작품들과 동행하며 그의 작품명에서도 읽어 낼 수 있듯 인생 속의 솔직하고도 긍정적인 메시지들을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